하면 된다.
안하면 안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한다.
인디안 기우제는 100% 성공한다.
왜?, 될때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한다.
이 블로그 작성은 다양한 기업/산업분석을 통해
개인적인 연구, 지식축적과 시장을 보는 통찰력을 가지기 위한 활동이다.
HPSP 기업분석 — 왜 지금 이 회사를?
반도체 산업분석에서 HPSP를 “고압산화 장비 세계 1위, 국내에서 대체 불가능한 EUV 공정 필수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DART에서 최근 3년치 실적을 나란히 놓고 보니 뜻밖의 그림이 나왔다. 2023년 매출 1,790.9억 → 2024년 1,814.0억 → 2025년 1,729.6억. 세계 유일 독점 기업인데 매출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소폭 줄었다. 웹에서 흔히 보이는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같은 서술과는 다른 그림이었다.
독점 기업의 실적이 정체된다는 건 흔치 않은 현상이라 더 궁금해졌다. 이 글에서 확인하고 싶은 질문은 세 가지다. 첫째, 독점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정체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2025년 11월 새로 취임한 대표이사는 이 흐름을 바꿀 수 있는가. 셋째, 최대주주였던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의 연이은 지분 매각은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신호인가. DART 2026년 1분기보고서, 2023~2025년 사업보고서를 기반으로 정리한다.
HPSP 기업개요 — 핵심 데이터 한눈에 보기
| 종목명 | HPSP | 종목코드 | 403870 (코스닥) |
| 업종 | 반도체 장비 (전공정·고압 수소 어닐링) | 대표이사 | 이춘홍 (2025년 11월 취임, 전 인텔 임원) |
| 주요주주 |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지분 매각 진행 중) | 상장 | KRX 코스닥 |
| 2026 1분기 매출 | 319.4억 (YoY -13.4%) | 영업이익 | 161.4억 (YoY -13.7%) |
| 2026 1분기 영업이익률 | 50.5% — 매출 감소에도 마진율은 견조 | 순이익 | 248.6억 (일회성 법인세 환급 반영) |
| 자산총계 (2026 1Q말) | 3,926.8억 | 자본총계 | 2,928.7억 |
| 부채비율 | 34.1% (2025년말 20.0% 대비 상승, 배당 결의 반영) | 현금성자산 | 939.4억 (별도 유동금융자산 1,482.1억) |
| 분석 기준 | DART 2026년 1분기보고서 + 2023~2025년 사업보고서 (개별재무제표, 종속기업 없어 연결재무제표 미공시) | ||
HPSP 사업구조 분석 — 세계 유일 HPA 장비, 그러나 고객 구조가 발목
HPSP의 주력 제품은 HPA(High Pressure Annealing,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실리콘과 게이트 절연막 사이의 결함을 고압·고온 수소 분위기에서 치유해 소자 성능을 끌어올리는 공정으로, HPSP는 이 장비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지금까지 유일한 양산 공급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체재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반도체 소부장 중에서도 독점력이 가장 강한 축에 속한다.
문제는 고객 구조다. HPSP의 초기 성장은 로직(파운드리) 고객의 첨단 공정 투자에 크게 의존해왔는데, 2024년 이후 비메모리(로직) 장비 매출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TSMC 등 파운드리 업체들의 설비투자 사이클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발주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회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상위 기업들로 고객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펴왔고, 그 결과 2025년 기준 메모리 고객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40%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로직 의존에서 메모리·파운드리 균형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중간 지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25년 11월에는 전임 김용운 대표이사에 이어 인텔 출신의 이춘홍 대표가 새로 취임했다. 반도체 패키징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어, 기존 HPA 장비 중심 사업에서 패키징 등 인접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HPSP 3년 재무 트렌드 — 독점 기업인데 매출은 제자리걸음
| 구분 | 2023년 | 2024년 | 2025년 | 2026년 1Q |
|---|---|---|---|---|
| 매출액 | 1,790.9억 | 1,814.0억 | 1,729.6억 | 319.4억 |
| 영업이익 | 952.1억 | 939.5억 | 899.0억 | 161.4억 |
| 영업이익률 | 53.2% | 51.8% | 52.0% | 50.5% |
| 순이익 | 804.3억 | 862.8억 | 726.6억 | 248.6억(세금환급 포함) |
| 메모리 고객 비중 | N/A | 확대 시작 | 약 40% | 40%대 유지(추정) |
| YoY 영업이익 | — | -1.3% | -4.3% | -13.7% |
이 표에서 내가 가장 주목한 건 영업이익률 곡선이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출은 2023년 1,790.9억에서 2026년 1분기 연환산 기준으로도 확연히 둔화됐는데, 영업이익률은 53.2%에서 50.5%까지 3%포인트 남짓밖에 내려가지 않았다. 이건 원가 구조가 매우 견고하다는 뜻이다. 대체재가 없는 독점 장비이기 때문에 물량이 줄어도 가격을 지킬 수 있는 협상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마진율이 아무리 좋아도 매출 자체가 정체되면 절대 이익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동시에 보여준다.
HPSP 재무상태 심층 분석 — 부채비율 급등, 배당 때문일까 경고일까
| 항목 | 2025년말 | 2026년 1분기말 | 변화 |
|---|---|---|---|
| 자산총계 | 3,697.1억 | 3,926.8억 | +6.2% |
| 자본총계 | 3,082.3억 | 2,928.7억 | -5.0% |
| 부채총계 | 614.8억 | 998.0억 | +62.3% |
| 부채비율 | 20.0% | 34.1% | +14.1%p |
| 현금성자산 | 939.4억 | 939.4억 | 거의 변화 없음 |
| 매출채권 | 231.5억 | 144.1억 | -37.8% |
| 재고자산 | 159.6억 | 235.2억 | +47.4% |
| 유형자산 | 480.4억 | 474.9억 | -1.2% |
| 영업현금흐름 (2026 1Q) | — | 130.1억 | 흑자 유지 |
| CAPEX (유형자산 취득, 2026 1Q) | — | 3.0억 | 매우 낮은 수준 유지 |
부채비율이 3개월 만에 20.0%에서 34.1%로 급등한 것은 언뜻 우려스러워 보이지만, 자본변동표를 확인해보니 원인이 명확했다. 2026년 1분기 중 404억 원 규모의 연차배당이 결의되면서 미지급배당금이 유동부채로 인식된 결과다. 실제 차입금이 늘어난 게 아니라 주주환원 절차상 일시적으로 부채가 늘어난 것이므로, 재무 건전성 자체에 대한 경고 신호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매출채권이 37.8% 감소하고 재고자산이 47.4% 증가한 조합이 더 눈여겨볼 부분이다. 판매는 둔화되는데 재고는 쌓이는 전형적인 수요 둔화 국면의 모습이며, 이는 로직 고객사 발주 감소라는 앞서 짚은 사업구조 문제와 정확히 맞물린다. 다만 영업현금흐름은 130.1억 원으로 여전히 흑자이고 CAPEX는 3억 원 수준으로 극히 낮아, 현금창출력 자체가 훼손된 상태는 아니다.
HPSP CAPEX·신사업 — 메모리 고객 확대와 패키징 진출 시도
HPSP는 설비 자체를 대규모로 증설하는 회사가 아니다. 2026년 1분기 CAPEX(유형자산 취득)는 3억 원에 불과할 정도로, 장비를 직접 제조·공급하는 사업 특성상 대규모 생산라인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대신 투자의 초점은 R&D와 고객 다변화에 맞춰져 있다.
가장 뚜렷한 전략 변화는 메모리 고객 확대다. 기존에는 로직(파운드리) 고객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파운드리 상위 1~4위 기업으로 공급을 확대하며 2025년 기준 메모리 고객 비중을 약 40%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로직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2025년 11월 취임한 이춘홍 대표는 인텔에서 반도체 패키징 분야를 담당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인사를 HPSP가 기존 HPA 장비 단일 사업에서 벗어나 패키징 등 인접 공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신사업 로드맵이나 매출 기여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HPSP 영업이익 급변 원인 해부 — 왜 독점 기업의 실적이 정체됐나
| 원인 | 내용 | 일시적/구조적 |
|---|---|---|
| ① 로직(파운드리) 고객 발주 급감 | TSMC 등 파운드리 고객의 첨단 공정 투자 조정으로 비메모리 장비 매출이 2024년 이후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 | 구조적 (고객 CAPEX 사이클) |
| ② 메모리 고객 확대로 부분 상쇄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며 메모리 고객 비중을 약 40%까지 끌어올려 로직 둔화분을 일부 상쇄 | 구조적 (포트폴리오 전환 중) |
| ③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설비투자 속도조절 |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관세·수출규제 불확실성(MATCH Act 등)으로 설비투자 결정이 지연되며 2026년 1분기 실적에 추가 하방 압력 | 일시적 (불확실성 해소 시 회복 가능) |
✅ 투자 포인트 3가지
① 대체 불가능한 독점적 지위
매출이 정체되는 와중에도 영업이익률이 5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HPA 장비 시장에서 HPSP의 가격 결정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다.
② 메모리 고객 다변화의 가시적 성과
로직 단일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메모리 고객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 건 숫자로 확인되는 성과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첨단 공정 전환이 이어지면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③ 신임 대표의 패키징 사업 확장 가능성
전 인텔 패키징 전문가인 이춘홍 대표 체제에서 신사업 로드맵이 구체화될 경우, 현재의 단일 제품군 의존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리스크 3가지
① 3년 연속 실적 정체·소폭 감소
2023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완만하게 우하향하고 있다. 독점 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이 계속 유효하려면 이 추세가 반드시 반전돼야 한다.
② 최대주주의 지속적 지분 매각(오버행)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2026년 1월 지분 10%를 약 3,000억 원에 블록딜로 매각했다. 과거 보유 지분 40.8% 전체 매각도 검토된 바 있어, 잔여 지분의 추가 매각 가능성이 주가에 지속적인 오버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③ 미·중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불확실성
미국의 MATCH Act는 동맹국들이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HPSP의 HPA 장비가 규제 대상에 직접 포함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포함될 경우 매출처 다변화 전략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HPSP 기업분석 후 내 투자 판단
HPSP 기업분석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독점’과 ‘성장’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HPSP는 여전히 HPA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영업이익률 50%대도 지키고 있지만, 고객사(주로 로직 파운드리)의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독점 기업이라도 매출이 줄어드는 걸 막을 수는 없다. 지난 3년의 데이터가 이걸 그대로 보여준다.
내 판단은 관망이다. 판단의 핵심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마진율 방어력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매출 성장 스토리가 최근 3년간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 둘째, 최대주주의 반복적인 지분 매각은 회사의 펀더멘털과는 별개로 수급상 부담 요인이라는 것이다. 독점력과 재무 건전성만 보면 매력적이지만, 지금 시점에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릴 만큼 명확한 성장 촉매가 확인되지는 않는다.
내 판단이 바뀔 트리거는 이렇다. ① 메모리 고객 비중이 40%를 넘어 50%대로 확대되며 매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는 신호가 확인될 경우, ② 이춘홍 대표 체제에서 구체적인 신사업(패키징 등) 매출이 가시화될 경우, ③ 크레센도의 잔여 지분 매각이 완전히 마무리되어 오버행 부담이 해소될 경우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이 확인되면 비중 확대로 전환할 것이다.
⚠️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DART 전자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개인 투자자의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습니다.
참고자료
- DART 전자공시시스템: https://dart.fss.or.kr
- HPSP 공식 홈페이지: https://thehpsp.com
- HPSP 신임 대표이사 선임 관련 보도 (더벨):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41670
- HPSP 메모리 고객 확대 관련 보도 (더벨):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4131606583880104080
- 분석 기준: DART 2026년 1분기보고서 + 2023~2025년 사업보고서 (개별재무제표)
DART 전자공시를 직접 분석하는 개인 투자자입니다.
코스피·코스닥 기업분석과 실제 투자 경험을 기록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